먹어본 집/먹어 본 집

전주국수집 삼삼국수

코미네 2016. 9. 20. 20:36



















저는 국수를 참 좋아합니다.

물론 저는 면 종류는 무조건 좋아합니다.

밀가루를 많이 좋아합니다.

사실 밀가루로 만든 음식은

빵도 있고 칼국수도 있고 수제비도 있고

모든 과자에도 밀가루는 정말 많이 쓰입니다.

그러나

밀가루가 사실 저한테 그리 썩 좋은 음식은 아닙니다.

당뇨의 적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어떡합니까?

저는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진짜 좋아하는데...

세상은 저한테는 아주 고문입니다.


그래서 먹을때마다

내 입에 줄거운 만큼 내 몸에는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올 여름처럼 이렇게 더운 날에는

냉국수,

냉멸치 국물이 들어있는 국수나

뜨끈하지만 시원한 멸치 국물의 국수가

급 땡깁니다.


멸치 국수는

사실 우리 마눌님이 가끔 만들어주는 비빔국수나 

장국 국수와는 또다른 맛이 납니다.

그래서

전주에 처음 이사왔을때

유난히 전주에 국수집이 많아서 반가웠습니다.

그러다

이연국수와 임실국수 집을 발견하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임실국수가 더 맛있었습니다.

아마도 중면으로 국수를 말아주었고

이 중면국수가 다른 집과 다른점이며

그 국수 굵기에 맞춰서 육수도 진하고 맜있었습니다.

맛있었다고 과거형을 쓰는 이유는

슬프게도 임실국수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몇번 식구들과도 갔던 곳이지만

어느날 다시 방문했을때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더라구요.

그 이유가 바로 임실국수가 있던 자리로

도로확장공사가 진행되어

어디론가 우리를 빼고 이사해버린 것입니다.

하여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봐도

이후의 소식은 없었습니다.

아마 주인 할머님이 연세가 많으셔서 쉬시는지,

아님 우리가 찾을 수 없는 곳에서 다시 임실국수를 하시는지

아무튼 

아쉬움 아쉬움입니다.


그리고

또 한곳이 이연국수입니다.

그런데 이연국수는

제가 알기만으로도 이름이 세번이나 바뀌었습니다.

처음 저희가 전주에 와서 

저희집과 가깝기도 해서 자주 왔었는데,

그때 이름은 이조국수였습니다.


그러나 이조국수의 이조라는 글자가

아시겠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우리 왕조를 마치 일본의 한 귀족처럼 취급하기 위해서

이조, 즉 이씨의 왕조라는 뜻으로

낮춰불렀던 이름이잖아요?

그래서

주인장이 이름을 이조에서 이연으로

바꾸셨답니다.


그래도 저희는 주인이 뒤늦게라도

이런 역사의식까지 가지고 계신 분이라

다행으로 여겼습니다.


그리고 한 1~2년 만에

다시 찾아간 이연국수를 찾아갔는데,

오늘은 이연국수의 동치미국수를 먹고싶어서 갔는데

이연국수의 이름이 삼삼국수로 또 바뀌었습니다.


아마도

다른분이 인수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오늘 먹고싶어했던 동치미국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국수는 맛있었습니다.

마눌님과 막둥이와 저 이렇게 셋이서 삼삼국수에 간 것입니다.


저희는

멸치국수와 냉국수 그리고 비빔국수를 먹었습니다.

이렇게 주문을 하면

추가사리와 김치 고추와 된장, 그리고 양념간장이 나옵니다.

뭐 추가사리를 주셔도 모두 제 몫이죠.

마눌님은 오늘 덥다고 냉국수를 먹었습니다.

냉국수의 맛은 국수를 차갑게 해서 그런지 면이 좀 딱딱한 편이지만

쫄깃하고 멸치국물이 시원했습니다.

그리고

막둥이는 비빔국수를 먹었습니다.

우리 막둥이는 사실 이런 국수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엄마 아빠가 먹게다고하니 반대는 못하고 어쩔수 없이 따라옵니다.

그래서 시킨 비빔국수는 새콤달콤 초장에 비벼먹습니다.

물론 맛있구요.

그리고 저는

멸치국수입니다.

역시 국수는 멸치국물 국수가 정통국수라고 할 수 있죠.

그 위에 양념간장을 조금 넣고 김치와 먹으면

정말 제가 좋아하는 맛입니다.

비록 

동치미국수를 먹고싶어서 가서

어쩔수 없이 멸치국수를 먹었지만,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렸듯이 사리는 모두 제 몫이였고

막둥이가 남긴 양념장에 비벼먹고

제 멸치국물에 추가로 말아먹고,

아마도 예전 추억에 지금은 돌아가신 엄마의 맛이 느껴지는

멸치 국물 국수입니다.


너무 더웠던 여름에 먹은 국수

이제 서늘한 가을에 또 한번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팍팍드는 날입니다.